'역전의 여왕' 따돌린 박인비, 메이저 6승 '금자탑'

입력 2015-06-15 20:59  

위민스PGA챔피언십 우승…메이저 대회 3연패

우승상금 5억9000만원 벌고 세계 1위 탈환
5승 거둔 박세리 넘어 한국 선수 메이저 최다승
김세영, 9번홀 4퍼트 더블보기로 추격 실패



[ 최만수 기자 ]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역전의 여왕’ 김세영(22·미래에셋). 두 선수는 각자의 별명처럼 경기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박인비가 평정심을 유지하며 큰 실수 없이 경기를 풀어 나가는 데 비해 김세영은 장타를 앞세워 화끈한 경기를 펼친다.

지난 4월 롯데챔피언십에선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김세영이 극적인 샷 이글로 박인비를 꺾고 우승했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에선 달랐다. 박인비의 냉정한 골프는 큰 무대, 어려운 상대일수록 더 강했다.

○56홀 노보기·대회 최소타

박인비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CC(파73·6670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위민스PGA챔피언십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며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대회 최소타 타이인 합계 19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함께 경기한 김세영을 5타 차로 따돌리고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 3년 내리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52만5000달러(약 5억9000만원).

김세영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한 박인비는 챔피언조에서 양보 없는 접전을 예고했다. 지난 4월의 역전패를 다시 겪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눈부신 경기를 펼치며 3위권을 7~10타 이상 멀찌감치 따돌린 두 사람은 이후 매치플레이나 다름없는 경기를 펼쳤다.

김세영은 ‘역전의 여왕’답게 8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잡으며 1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박인비는 묵묵히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앞서 갔다. 승부는 9번홀(파5)에서 갈렸다. 김세영이 세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15m를 남기고 네 차례나 퍼트를 하는 바람에 더블 보기를 적어낸 것. 김세영이 들쭉날쭉한 스코어를 적어내는 사이 박인비는 ‘56홀 노보기’를 이어가며 결승선을 끊었다.

박인비는 경기가 끝난 뒤 “김세영이 4홀 연속 버디를 하자 마음이 덜컹하기도 했지만 기적이 두 번 일어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보기를 하지 않으면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소렌스탐과 어깨 나란히

이번 우승으로 박인비는 패티 버그(미국),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이어 역대 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3연패를 달성한 세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소렌스탐 이후 10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메이저 6승을 포함해 LPGA투어 통산 15승을 올린 박인비는 여자 골프 세계랭킹에서도 리디아 고(18·뉴질5?를 2위로 밀어내고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메이저 6승은 박세리(5승)를 넘어선 한국 선수 중 최다 우승이다. 박인비는 통산 우승의 40%를 메이저에서 거둬 ‘큰물’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박인비는 우승의 원동력을 묻는 말에 “남편을 통해 볼 스트라이킹이 300% 좋아졌다”며 “남편을 만나 스윙을 바꾼 건 지금까지 내가 한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공식 인터뷰에서 무명의 남편 남기협 씨(34)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박인비는 남씨를 만나 백스윙 때 손목을 거의 꺾지 않고 골프채를 느리게 하늘로 높이 세우는 ‘박인비 표 스윙’을 완성했다. 2008년 US여자오픈 이후 우승이 없던 박인비는 2012년 2승을 거두며 부활했다. 둘은 2011년 약혼한 뒤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남씨는 “애초에 내가 코치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대회를 같이 다니다가 너무 안쓰러워 몇 마디 했다”며 자신의 역할을 겸손하게 밝혔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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